일을 마치고 수십 수백 번에 걸친 교정, 보완을 마쳐 출판사에 발송하고 이틀째다. 출판사에서 편집본 원고가 오는대로 재검토 후 보내면, 바로 표지를 선정해야하고 인쇄 단계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참으로 어렵고 벅찬 과정이었다. 초고쓸 때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초고는 마음가는대로 무작정 써내려갔다면 퇴고는 그야말로 각고였다. 함부로 각고刻苦를 말하는 게 아니지만 참으로 피흘리는 작업이었다. 84년에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91년에 장편소설 [마흔넷의 반란] 3권을 마칠 당시에는 멋도 모르고 200자 원고지 5,000매 정도를 거의 한달음에 썼다. 쓰는 즉시 출판사에 넘긴 게 지금 생각하면 큰 실수였다. 출판사에서 편집하면서 그 어떤 전달사항도 나에게 전해진 것 없이 원고 상태 그대로 책이 되어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