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가고 싶어 나는 어제 하루를 완전히 공쳤다. 심화心火가 내 영혼까지 잠식해서 한 자리에 좌정할 수 없는 날이었다. 그동안 얼마나 잘 인내해왔고, 얼마나 무던하게 내가 쓴 소설을 위해 헌신했으며, 비티민D 를 위해서 잠시잠깐 햇살 바라기하러 밖에 나가는 시간도 아까워라 몰두했는지, 그게 다 허망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하지? 내가 어디에 설 자리가 있어? 날보고 어디로 가라는 거야? 오전 내내 나는 집안을 뱅뱅돌면서 고민했다. 周易괘는 수뢰둔이었다. 더 해석할 여지 없이 상당히 곤란을 겪을 것이라는 사실을 의식하자 외출도 어려울 듯 싶었다. 넘어지거나 다칠 수도 있었다. 그게 반드시 수뢰둔의 일진이어서가 아니라 내 심신이 몹시 지쳐있기 때문이었다. 내 작업에 비상이 걸린 것이었다. 나는 악조건?을 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