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정 비 내리는 바다를 바라본다. 섬에 오기도 처음인데다, 드물게 보는 비오는 날의 아우성치는 바다 풍경이었다. 바다가 쉬지 않고 으르렁 거렸다. 무슨 짐승이 우는 소리 같기도. 바다 갈매기가 놀라 도망칠 만큼 큰 소리로 쉬지않고 울부짖는다. 대체 으르렁, 이 소리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바다 깊은 곳에 용궁이 있는가. 뭇 용들이 비를 내리게 하고 환호하는 기척일까. 바람 소리도 매우 강하다. 어찌나 거칠고 드센지 노도 섬의 수십 수백의 동백나무 가지가 휘청! 꺾어질 것만 같다. 실내에 있어도 바다가 뿜어내는 큰 소리. 숲을 뒤흔드는 바람소리가 뭍에서 살다 온 중생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 해질녘에 사정없이 퍼붓는 폭우 때문이었다. 어린 날 대청호 호수(그때는금강 지류)가 꽝꽝 얼었을 때, 언니와 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