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서 전화가 오늘은 새벽부터 기분이 저조했다. 원고 작업을 마무리하고 손을 농아서인가. 갑자기 시간이 강물처럼 밀려와 주체하기어려웠다.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으면 잠시 조계사에 가서 향 피워 올리고 탑이라도 돌고 올까 싶었다. 법당에는 일일이 체온 재고 뭐를 쓰고 귀찮다. 밖으로 마음을 돌리면 덜 우울할 것 같았다. 마침 먼 시골에 사는 시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전화를 받았다. - 자식 다 소용없어요! 전화를 귀에 대자마자 그분이 말했다. 음성이 약간 격앙되어 있었다. 그분의 한 아들은 외국 나가 살고 있고 한 아들은 서울에 산다. 자식이 소용없다 소리를 그분은 근래 자주 하셨다. 오늘도 똑같이 그 말씀이었다. 자존심이 워낙 강한 분이라 여간해서는 자식이야기, 더구나 조금이라도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