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1. 구름이 산을 좋아 하는가. 바다를 더 좋아 하는가. 산을 못 떠나고 산 위에 길게 누워 바다를 바라본다. 어디선가 둥둥 거리는 소리, 그 소리는 기계음 같지는 않다. 바닷속에서 나는 소리인가. 고기잡이 배에서 나는 소리인가. 흰 갈매기 몇 마리 아침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호연지기를 뽐내듯 유유히 비행한다. 비 그쳤어도 바람의 강도는 여전히 심하다. 춥다. 춥다고 창문 열지 않을 수도 없다. 환기하려고 서쪽 동쪽 조금씩 열었다. 나무들 주억거리는 모양새가 나에게 뭐라고 말을 거는 것 같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주억거리는 형태도 각각 달라보인다. 자연에 내맡긴 생명체는 나무라고 별 다르지 않다. 오늘도 바깥에는 못 나간다. 싱싱한 채소 구입 외에는 굳이 나갈 일도 없다. 냉장고와 서랍에 뭐가 잔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