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사의 단풍처럼 - 2019. 가을 부여 심포지엄을 돌아보며 이용의 '시월의 마지막 밤' 노래가 유난스레 가슴을 적셔오는 날이었다. 올해, 좋은 일이 겹치기도 했지만 호사다마라 할까. 평온한 내 일상에 마장이 끼어들었다. 먼 길 떠나기엔 매우 어려운 조건이었다. “병원 오시지 마세요! 저는 괜찮아요. 집에 가셔서 푹 쉬세요!” 내가 옆에 있어 주어도 간병인 아줌마처럼, 아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일종의 모험을 감행하듯 압구정역으로 갔다. 부여는 어린 시절부터 백제 최후의 왕 의자왕에 대한 연민일지 의구심일지가 뇌리에 맴돌고 있었다. 백제 당시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결코 넓다고는 할 수 없는 백마강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삼십도 아니요, 삼백도 아닌, 삼천 명의 궁녀는 전말이 맞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