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품은 말
-그대의 길을 가라. 남들이 뭐라고 하든(Follow your own path, and let the others talk - 단테 ) -딘테
가슴에 품어 안은 말이 이 말 한 마디뿐일까.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수도 없이 많다고 해야 옳다. 좋은 말을 발견하면 개안(開眼)이라도 한 것처럼 마음에 기쁨이 넘쳐
깊이 음미하거나 어디든 인용하고 싶어진다.
다만 한 순간이라도 모든 이들이 그 한 마디 말을 주목해서 바라보아 주었으면 하고 매우 소중히 여기게 된다.
혼자서 그 말을 이해하고 수용하기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스마트 폰을 열면 각종 정보, 사진, 글귀가 천지사방에 범람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별히 유념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원하여 탐색하지 않더라도 가슴에 꼬옥 품어두고
싶은 말들은 도처에서 쉽게 발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오래 전 메모장에 써 놓은 단테의 말에서 늘 용기를 얻고 있다.
단테가 말한 ‘그대의 길’은 결국 자기만의 길을 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타인의 길, 부모님이 원하는 길, 스승이 가르쳐 준 그 길이 아닌 나 자신만의 길, 익숙하지 않아도
꿈과 모험을 동반한 마이웨이(my way)일 것이다.
나 아닌 다른 누가 대신 갈 수 있는 길이 아닌, 어쩌면 숙명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길,
비록 외지고 험한 길이라 해도, 주변에서 하릴없는 이들이 뭐라 참견하고 시비해도,
전혀 마음 쓰지 않고 묵묵히 또는 당당하게 기필코 가야만 하는 문학의 길이다.
‘그대 혹은 나의 길’을 내가 지금 가고 있다고 여겨보라.
길 위에 현재진행형의 내가 우뚝 서있다고 상상해보라.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또 얼마나 두렵고 불안하며 스릴 있는 미래인가.
목적지에 도달할 가능성에 대한 계산은 마음에 둘 필요조차 없다.
그렇다! 무쏘의 뿔처럼 장엄하게 굳굳하게 오직 전진할 뿐이다.
단테가 한 말이어서가 아니다. 이와 비슷한 말은 찾아보면 더 있다.
‘가고 싶은 길을 가라’ ‘오래 된 나를 떠나라’ ‘그래도 계속 가라’ ‘좋아하는 일에 미쳐라’
‘모든 인간은 자기 발견의 길을 가고 있다’ ‘자기의 삶을 살아라’
등등이다. 이와 같이 비슷한 종류의 말 중에서 나는 단연 ‘그대의 길을 가라. 남들이 뭐라고 하든’ 을
가슴에 품고 실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대의 길’을 가는데 남들이야 무어라고 하든 개의치 말라는 말은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어떤 다른 것들의 유혹이나 장애에 동요하지 말고 계속해서 가라.
‘그대의 길을 가고 있는 그대는 이미 꿈을 이루었으며 자유롭다’ 는 뜻이라고 믿고 싶다.
그냥 가는 것이다.
망설이고 두리번거릴 일이 아니다. 무념무상이면 더더욱 바랄 게 없다.
살아 있는 한 그대도 나도 그렇게 가야만 하는 것이다.
때로는 힘들고 서글퍼도 이 말 한 마디 가슴에 품고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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