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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개선 /변영희

능엄주 2020. 5. 13. 19:02

나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했다.

다만 두려웠다. 모르기 때문이었다. 무엇이든 새로 생기는 것, 갑자기 변화하는 것을  따라잡을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변화의 날은 5월 12일이었다. 나는 그동안 무작위로 새로 써놓은 짧은 글 70여 편을 드래그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느라고 눈이 빠질 번했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또는 슬플 때, 그리고 어쩌다 조금 기쁜 날에도 나는 되나 안되나 글을 썼다. 마치 감정의 때를 벗기듯이,


글을 쓰면서,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가?를 수도 없이 생각했다. 글 쓰고 책 읽는 일이 번거롭다기보다 실프장했다.  가치 없는 일로 보일 때도 있었다. 돈과 거리가 멀다면 요즘 새태에서는 무조건 폐기 아니면 무시다. 코로나 19 사태로 사람들은 시에서, 도에서, 정부에서 준 재난소득금으로 생필품을 사재기 하느라고 밖에 나가면 분위기가 살아있다. 아니 뭔가 난리가 난것처럼 부산하고 신이 난것 같다. 돈이 활기인가? 힘인가.

대형 마트 말고 그보다 적은 규모의 슈퍼 앞에는 커다란 가트에 물건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나는 산보겸 고작 아욱이나 상추 종류를 사러 박에 나간다. 우리가 받은 카드는 그 사용기간이 8월 말까지인데 굳이 지금부터 바리바리 욕심내서 좁은 아파트 공간에 물건들을 재워 놓을 필요가  있을까. 있는 물건 알뜰히 사용하면서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사들여오면 될 것이라고,  이건 내 생각이었다.


"애야! 우리는 너무 태평한 것 아니니? 이러다 물가가 대폭 오른다든지, 품절되거나 하면 어떻게 하니?" 나는 딸에게 질문한다.

""다 살 게 돼 있어. 언제든 우리가 필요한 물건 살 수 있다고요."  딸은 나보다 더 느긋하다. 과연 그런가.

나는 치아가 너무 아프다. 코로나가 잠잠하다가 갑자기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한 사람으로 인해서 확진자 수가 엄청 증가했다. 치과가는 일이 다시 어렵게 된 것이다. 밤마다 진통제를 복용하자니 것도 위장이 쓰려 견디기 어렵다. (2020.5.14)


대폭 증가하는 확진자  수를 TV로 보면서 한 걱정이다. 손자들은 새학년이 되고서도 학교 운동장도 밟아보지 못하고 오월이 벌써  중순이다.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안정이다. 마음, 몸, 생활의 안정. 그런데  확진자가 연속 나오다니 기가 찬다. 질병관리 본부에서는 검사받으세요! 거의 애원, 독려, 사정하고 있다. 철없는 국민 한 사람으로해서 다수가 고통을 겪고 있는 것 아닌가.

 와중에 다음블로그 개선이라나! 그것 역시 반갑지가 않았다. 고칠라면 고쳐라 , 블로그 그만두고 그 대신 '나' 안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자. 카톡도 블로그도 메일도, 어쩌면 내가 쓰고 있는 장편소설도 코로나 19 상황에서는 그리 대단할 것도 소중할 것도 없어 보이지 않는가.

물겶치는 대로 바람부는 대로 순리에 맡기자. 행동은 좀 느리더라도 마음이나  편하고 보자. 나는 그저 느긋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