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감기 증세가 오래 낫지 않아 동네병원에 갔단다.
정부에서 지정해준 안심병원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병원은 그녀에게 미열이 있다면서 진료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럼 어디를 가란 말인가. 무작정 내쫓는 제스추어를 보고 어이가 없어 집으로 되돌아왔다는 그녀.
저런! 뻔하지. 코로나가 아니라 유사증상이라해도 겁이 날 것. 코로나인지 아닌지를 검사한다고 해도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만에 하나 확진자로 판명되면 그 병원 문 닫아야하고 의료진 자가격리로 퇴장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녀는 이제 어디로 가지?
우리는 계속 카톡을 했지만 이럴 때는 자신의 마음을 잘 조율해보는 게 우선일 것 같다. 최소한 걸어나갈 기운이 유지되면 감기에 좋은 쌍화탕이라든지 백도라지 음료를 사다가 따뜻하게 해서 마시는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끼니마다 단백질 섭취 잊지 말고, 마트든 동네 정육점이든 달려가서 아롱사태 몇 근 사다가 폭 고아 영양 섭취하는 것, 아니면 고등어 조림이라도. 그게 순서 아닐까. 내 생각이다.
아프면 누구나 외로움이 엄습한다. 혼자인 사람들은 그 외로움을 견디기가 감기로 아프기보다 더 힘들 수 있다.
보통 때 같으면 '우리 추어탕 먹으러 가자! 당장 만나자'고 제의할텐데 현실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고 마스크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같은 단지안에서 마주쳐도 서로 모른 척 지나치기 일쑤아닌가. 사람기피 실상이 도래한 듯싶었다.
살아있는 생명체가 움직이지 않고 좁은 집안에 갇혀 있는 것, 며칠이면 족하다. 코로나 무서워 칩거한 지 한달이 넘었으니 누군들 답답하고 지겹지 않겠는가. 하루 빨리 코로나 바이러스 출현 이전으로 원상복귀 되기를 바랄 뿐이다. 맨 처음 누가 어디서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몰고 왔는지 분명하게 밝혀주고 전국민 마스크 시대가 종료되었으면 한다.
코로나 이전에도 장사가 예전 같지 않아 종로 광화문 서울 중심지에 빈 가게가 많이 보인다는, 경기가 하강한다는 뉴스가 떴는데, 그때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 같다. 셰계 30개~42 개 나라에서 한국발 여행객을 보이콧하고, 코로나 공포가 온나라를 휩쓸고 있는 차제에 그녀의 감기 증세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평소에 그녀도 나도 병원 신세를 비교적 많이 지는 약골이지만 이번에는 더욱 우려된다.
1960년 그 경자년엔 무슨 일이 있었더라? 4.19였다고 할까. 을지로 3가애서 총맞고 추럭에서 떨이지던 대학생들! 보도에 피가 흥건히 흘러내리고 겁에 질린 학생들이 상가 건물로 속속 숨어들던 슬프고 아픈 기억! 역사는 되풀이 된다던가? 그렇다 할지라도 전염병으로든 무엇으로든 아픈 기억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빈다. 아파트 뒷편 담벼락에 붙어서서 모처럼 봄햇살을 쪼이며 전쟁보다 더 무서운 전염병 창궐이 신속히 수그러들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