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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풍택중부괘(風澤中孚卦) - 바른 믿음이 공부의 전부 /백진호/변영희 퍼옴

능엄주 2019. 11. 4. 09:35

[주역] 풍택중부괘(風澤中孚卦) - 바른 믿음이 공부의 전부

         백진호 2018. 1. 9. 11:50
            


중부는 믿음의 도입니다. ‘중부’는 마음[中]으로 믿음[孚]을 다한다는 의미입니다. 바른 믿음을 갖는 것은 마음공부에서 깨달음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바른 믿음을 통해서만 자신의 본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에게 바른 믿음이 있다면 머지않아 자신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깨달음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될 것입니다.


다양한 가르침의 전통에서는 공통적으로 믿음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 왔습니다. 기독교에서는 믿음이 겨자씨 한 톨 만큼만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다고 했으며, 불교에서는 큰 믿음[大信心]이 깨달음을 위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유교에서는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강조했습니다. 이 괘의 괘사에서도 믿음이 있으면 돼지와 물고기처럼 가장 조급하고 어리석은 존재까지도 모두 변화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처음 믿음을 지닐 때에는 그 믿음이 바른 것인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확고하고 바른 것이라면, 굳은 믿음으로써 빈 배처럼 자신의 견해를 모조리 비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의 견해는 결국 자신을 소모시킬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의 견해를 비우기 위해 어떤 사실을 깊이 믿어야 할까요? 그것은 ‘마음이 곧 부처[卽心卽佛]’임을, ‘내가 곧 그것[I am That]’임을, ‘마음이 곧 이치[心卽理]’임을 굳게 믿는 것입니다.


우리의 본성은 ‘본래 마음’, ‘부처’, ‘순수의식’, ‘이치’ ‘그것’ 등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스승들은 아직 개념 속에 사는 우리에게, 개념을 떠난 있는 그대로의 삶을 알게 하기 위하여 자신을 찾고자하는 그것이 이미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만약 우리가 진심으로 마음이 곧 부처임을 받아들인다면, 과연 부처를 찾아 밖을 헤맬까요? 우리가 자신이 찾고 있는 것이 ‘이미’ 자신이라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인다면, 과연 우리는 자신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우리가 모든 노력을 비워 빈 배처럼 무심한 상태로 머무를 수만 있다면, 어느덧 우리는 처음부터 본래 그 자리[道, 至善]에 있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유지 크리슈나무르티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생각은 우리를 소모시킬 뿐입니다. 그러나 생각을 멈추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우리를 더욱 소모시킵니다. 수행법이니 계율이니 하는 것은 더욱 더 그렇습니다. 생각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도를 깨닫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있는 그대로 완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