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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눈물이

능엄주 2017. 8. 14. 21:02

아직도 눈물이

                                                                 

쉬고 싶어서만은 아니다.

노상 백수로 살아온 인생이 토요일 일요일이라고 쉬고, 평일은 일하고가 없다.
밤중이라도 발동이 걸리면 컴 앞에 앉아 날새는 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은 밤중에 도깨비놀음을 한 것도 아닌데, 특별히 정신 노동이나 육체노동을 한 것도 없으면서 견딜 수 없이 피곤하다.

선들바람이 불어오니  지난 여름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 것인가.
내 생애 가장 힘든 여름이었으니까.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진다.
지극한 슬픔은 사람을 빠른 시간안에 지치게 하는 마력을 지닌 것 같다.
시도 때도 없이 흘리는 눈물은  그나마 남아 있는 기력을 몽땅  앗아간다.

 나는 쉴 겸 딸의 손에 이끌려 세종문화회관으로 갔다.
그렇게라도 자신의 감정을 수습하지 않고서는 버텨나갈 재간이 없었다.
춤과 노래와 함께 옛추억이 재현되는 시간이었다.

공연이 끝나 밖으로 나온 우리는 광화문의 밤을 걸었다.
투명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젖는다.

무수한 고통을 겪다가 세상을 떠난 그녀에게  미안하고 미안하다.
아직도 나는 눈물이 난다.


윤행원  14-05-09 21:49
변영희 선생님, 며느리 이야기를 생각하면 저도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며느리를 살리려고 안 해 본 것이 없고...
공기좋고 산천좋은 곳을 찾아 그렇게도 힘을 썼건만
기어이 가슴에 묻어버린 며느님 이은우...!
어찌해 볼수도 없어 전화로 애끓는 눈물만 짓든 그때의 그 아픔...이 생각납니다.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가슴이 울먹해 집니다.
                                                             

     
변영희  14-05-10 11:21
거짓말 같은 현실. 선생님 그래도 많이 씩씩해 졌습니다.
잘 하면 16일 뵈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좀 멀긴 하지만.
선생님 고맙습니다.
                                                             

정진철  14-05-10 05:59
부모의 심정, 특히  어머니의 심정을 글로 옮겨놓으셨군요. 글로나마 사무친 가슴을 풀어놓을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윤행원 선생님의 댓글을 읽고 사연을 짐작하게 되었군요.
5월입니다~ 변선생님 화이팅!
                                                              

변영희  14-05-10 11:25
참! 황송하게도....
선생님의 위로의 말에 저는 이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군요.
如蒙幻泡影!
더 깊어지라는, 더 올 되라는.
謝謝!
                                                              

최복희  14-06-06 08:50
변영희 선생님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는 것은
참척의 슬픔이지요.
건강까지 해치시면서요.
그런 가운데도 문학으로 승화하시키는 선생님  참 존경스러워요.
좋은 책 여러 권 출간하셨다는 글 읽고도 댓글도 못달았네요.
주제넘게 실속도 없는 일에 매달리느라고 글도 제대로 못쓰고
작은 예의도 지키지 못하네요.
더위에 건강 돌보시며 좋은 글 많이 남기십시오.
고맙습니다
                                                             

변영희  14-06-07 10:15

얼른 잊어야 하는데
내가 좀 미련해가지고 시간이 걸리네요.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6월의 장미꽃도 아직은 내 마음을 후련하게 달래주지 못하니
며느리와의 정이 그리 깊었던가 싶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