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다송 제17송
1. 내용
설화운유쟁방열(雪花雲膄爭芳烈) 쌍정일주훤홍절(雙井日注喧洪浙)
설화(雪花)차와 윤유(雲膄)차는 향기로움을 서로 다투고, 쌍정(雙井)차와 일주(日注)차는
홍주(洪州)와 절강(浙江)에서 그 품질을 겨루네.
소동파(蘇東坡)의 시에 「설화 차와 우각(雨脚)차만으로 어찌 만족타 하리오」하였고 , 황산곡(黃山谷)의 시에는 「강남의 내 집에서 은유차를 땄네」라고 하였다.
소동파가 사원(僧院)에 이르니, 범영(梵英)스님이 당우(堂宇)를 수리하여 그 전보다 더 깨끗하게 하고, 차를 마시는데 매우 향기로웠다. 그래서 동파가 묻기를 - 이 차가 새 차(新茶)입니까? - 하니,
범영스님이 대답하기를 “차의 성품이란 새 것과 묵은 것을 섞으면 향기와 맛이 회복되지요.”하였다.
귀전록(歸田錄)에 초다(草茶)는 양절(兩浙)에서 성행했는데 양절에서 생산되는 차(茶)중에서는 일주(日注)차가 제일다. 북송 경우(景祐 :1034~1037) 이후에는 홍주에서 쌍정 차와 백아(白芽) 차가 점차로 성행하더니, 근래에는 차 만드는 법이 더욱 정교하여져 그 품질이 일주 차 보다 좋아졌다. 마침내 초다 중에서 제일로 치게 되었다.
2. 해설(解說)
제1구 : 설화 차와 은유 차는 그 향기로움을 서로 다투는데.
제2구 : 쌍정 차와 일주 차는 그 품질을 서로 겨누네.
3. 원문 주(原文註)
소동파는 詩句로 설화 차를 노래했고, 그의 제자 황산곡은 은유 차를 자랑하였다.
산곡의 강남 옛집에서는 해마다 봄이면 은유 차를 땄다고 한다.
또 소동파가 범영 스님께 갔을 때, 차를 끓여 대접하니 매우 향기로웠다.
동파가 묻기를 이 차가 올 햇차 입니까? 하니 범영 스님이 대답하기를 차의 성품이란 새 차와 묵은 차를 섞으면 향기와 맛이 되살아나지요. 하였다.
또 구양수의 귀전록에 보면 초다는 양절(절동과 절서)에서 많이 나는데 그 중에서 일주 차가 제일이다.
북송 때에는 홍주에서 쌍정 차와 백아 차가 생산되는데 근래에는 차 만드는 법이 더욱 정교하여져서 그 품질이 일주 차보다 더 좋아졌다고 했다.
4. 동다송 제17송의 전체적인 뜻
설화 차나 은유 차나 모두 뛰어난 차요, 쌍정 차나 일주 차 역시 매우 좋은 차이지만, 이는 모두가 온갖 정성을 다해 정교하게 만드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좋은 차란 온갖 정성을 다해야만 하고 그런 연후에 품질의 우열을 따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차들은 많이 만들 수 없는 것이며, 일 년에 몇 근 정도이니, 어쩌면 귀족이나 사치하는 사람들의 구미에 맞을지도 모르겠다. 차 만드는 사람은 온 정성을 다 쏟아야만 하되 속임수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5. 정리
동다송 제17송에서는 차의 향기로움과 품질에 대해 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7송 해설에서 품질이 좋은 차는 무엇보다도 온갖 정성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성을 다 한 연후라야 품질의 우열을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1 년에 겨우 몇 근 정도의 분량만 만들어지는 좋은 차, 사치하는 사람들의 구미에 맞을 만 한 차는, 설화 차나 은유 차가 향기로움이 뛰어난 차이며, 품질이 좋은 차라고 한다. 쌍정 차나 일주 차도 매우 좋은 차로 이는 모두가 정성을 다 해 정교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17송 해설에는 짧은 문장 속에 ‘정성’이란 단어가 3번이나 반복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차란 차 만드는 사람의 정성을 으뜸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리 : - 2016.11.2 변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