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다송(東茶頌) 제28
2016.11.16 (수) 변영희
1. 내용
차에는 중정(中正)의 현묘(玄妙)함이 있는데 그 묘함을 나타내기는 어려운 것,
참다운 정기는 체(體)와 신(神)을 분리시키지 않는데 있네.
(중유현미묘난현(中有玄微妙難顯) 진정막교체신분(眞精莫敎體神分)
다신전(茶神傳)의 조다(造茶)편에 ‘새로 딴 차는 쇤 잎은 가려내고, 솥을 뜨겁게 해서 볶는데,
솥이 매우 뜨거워졌을 때, 찻잎을 넣고 급히 볶는다. 불기운이 약해져서는 안 되며,
차가 볶아지는 것을 기다려 불에서 꺼내, 체에 담아 가볍게 굴려 체질하고, 비벼서 다시 솥에 넣고
점점 불기운을 줄이면서 알맞게 말려 낸다. 이 가운데 현미함이 있으니 말로는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품천(品泉)편에 ‘차는 물의 신(神 : 마음, 정신)이요, 물은 차의 체(體 : 몸)이니, 진수(眞水)가 아니면
그 神이 나타나지 않고, 진다(眞茶)가 아니면 그 體를 규명할 수가 없다’고 했다.
2. 해설
제1구 : 차에는 현묘함이 있는데 이 현묘함을 나타나게 하기는 참으로 어려 운 것이다.
제2구 : 이 참다운 정기 (현묘함)는 체(몸)와 신(전신)을 분리시키지 않고 중 화를 이루도록 하는데 있다.
3. 원문 주(原文註)
다신전의 조다편에 보면 새로 따온 찻잎은 늙고 병든 찻잎을 가려서 버리고, 솥을 뜨겁게 달궈서 솥이 매우 뜨거워졌을 때 찻잎을 넣고 급히 볶아내는데 불기운이 약해져서는 안 된다. 차가 익으면 솥에서 꺼내 체에 담아 가볍게 체질하고, 비벼서 냉각시킨다. 다시 솥에 넣어 불기운을 점점 줄이면서 알맞게 말려낸다. 이 가운데 현묘함이 있으니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또 품천편에 보면, 차는 물의 마음이요, 물은 차의 몸이니, 진수(眞水)가 아니면 마음이 나타나지 않고,
진다(眞茶)가 아니면 그 몸을 규명할 길이 없다고 하였다.
4. 동다송 제28송의 전체적인 뜻
차에 들어 있는 현묘함은 체와 신을 분리시키지 않고 하나로 만드는 데 있다.
몸과 마음은 하나일 때 완전한 것이지, 몸 따로 마음 따로 있는 것은 바르지 못하다.
몸만 있는 것을 송장이라 하고 마음만 있는 것을 귀신이라고 하듯이, 차도 몸만 있으면 물이요,
마음만 있으면 차일 뿐이다. 차와 물이 합쳐져서 맛있는 한 잔의 차가 되어야만 완전해 지는 것이다.
이렇게 완전한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온갖 정성과 현묘함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5. 정리
제28송에서는 바르고 알맞은 차의 현묘(玄妙)함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한 중정의 차는 체(體)와 신(神)을 분리하지 않을 때라야 그 묘함을 나타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왜냐하면 차는 물의 신(마음, 정신)이고, 물은 차의 체(몸)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참다운 물이 아니면 그 神이 나타나지 않고, 참다운 차가 아니면 그 體를 드러낼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註 1) 동다송(東茶頌) : 草衣禪師가 차를 알고자하여 묻는 해거도인 홍현주에게 지어서 보낸 차의 專門書이다. 동다(東茶)는 동국(東國0 또는 해동(海東)이 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차를 말한다. 이 차를 게송(偈頌)으로 읊었다고 해서 동다송이라고 했다.
2) 중정(中正) ; 중과 정이 합쳐진 말, 중은 알맞다, 적당하다는 뜻이고 정은 바른 것으로, 이를 합쳐서 중정이라하며 바르고 알맞은 것을 말한다.
3) 체(體) : 여기에서 체는 몸을 말하는 것으로 모든 것의 형상을 이루는 형체를 말한다. 유가철학의 체용(體用)과는 다른 것으로 몸과 마음을 구분할 때 몸에 해당한다.
4) 신(神) : 신이란 마음, 정신, 즉 뜻을 의미하며 여기에서는 차 속에 들어 있는 차의 정신을 말하는 것으로 차의 기운이다. 물속에 녹아들어 있는 차의 성분을 말한다.
5) 진수(眞水) : 참된 물, 오염되지 않은 물, 알맞게 잘 끓인 물을 말한다. 차의 성분이 오염되거나 변질되지 않고 잘 합쳐질 수 있는 물을 가리킨다.
6) 진다(眞茶) : 참된 차, 알맞게 정성을 다해서 만든 차, 오염되지 않은 차, 변질되지 않은 차, 법도에 맞도록 잘 만든 차를 말한다.이 차를 정다(精茶)라고도 한다.
출처 - 초의선사의 茶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