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나는 결국 너에게 거짓말 한 게 돼버렸어.
"살수 있어! 너는 반드시 살아날 거야!
너는 암을 앓으면서도 피가 그리 깨끗하지 않았느냐고."
나는
내가 한 말이 거짓말로 끝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 했어.
당연히 나는 너가 회복하고 쾌차할 걸로 믿었으니까.
삶에 대한 너의 견고한 의지, 현대의학의 고도로 발달한 의술 의료장비,
그리고 가족들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이 반드시 들어주실거라고 믿었던 거야. 그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지만
그 기적이 너에게 임한다는 사실을 조금도 의심해보지 않았어.
거짓말이 될 줄 어떻게 알았겠니?
우리는 내년 봄 여행도 이미 약속하지 않았냐고?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로 믿고 있었어.
죽음이 그렇게 쉽게 너를 덮치리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 한 일이었어.
지난 8월15일
너의 침상에 다가가
의식도 없는 너에게 사과했어. 영혼으로라도 내 말을 들었는지 너가 눈을 크게 뜨지 않았겠니?
나는 너에게 커다란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 심한 죄책감을 느꼈어요.
절대로 그게 거짓말로 끝나서는 안 되는 중대 발언이기 때문이지.
6살, 8살 너가 끔찍히도 사랑하는 두 녀석을 두고
너는 죽어서는 안 되고, 죽을 수도 없는 몸이었으니까.
은우여! 다만 미안하다고 말하기엔 너의 죽음의 무게가 너무나 버겁구나!
부디 하늘나라에 가서는 위암 따위 앓지 말고 씩씩하게 살기를 바란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안녕! 은우여! 나의 은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