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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저자 김만중의 순례 여정//허정철 기자/승인 2022.08.19 13:31

능엄주 2022. 8. 27. 16:30

구운몽저자 김만중의 순례 여정/불교신문/허정철 기자/승인 2022.08.19 13:31

 

남해의 고독한 성자/변영희 지음/ 도화

 

직지소설문학상, 한국문학인상 등을 수상한 변영희 작가의 장편소설 <남해의 고독한 성자>는  <구운몽>의 저자 김만중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저자는 유배지의 극한 상황에서도 삶의 의지를 잃지 않고 <구운몽>을 집필하면서 절망의 상황을 이겨내는 김만중의 모습을 전율이 느낄 정도로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소설은 김만중이 그냥 유배의 삶을 수용하는 단계가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바꾸면서 인간의 존재와 삶이 지니는 가치, 정신적인 의지로 자신의 시간을 채색하면서 <구운몽>을 그려내는 장면을 세필화처럼 묘사하고 있다.

 

특히 유배지에서 자신의 내면에 관심을 갖고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세상과의 갈등을 <구운몽>을 통해 조화롭게 해결해 가는 ‘남해의 고독한 성자’ 김만중의 노정을 구도자의 순례길로 형상화했다. 그러면서 김만중은 그 길에서 자신이 마주한 경지의 순간을 직접으로 가르쳐주지 않고, <구운몽>을 통해 간접적으로 깨닫게 한다. 마치 <화엄경>의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에게 보살의 행을 묻자, 문수보살이 덕운이란 비구를 찾아가라는 답변과도 맥을 같이 하는 듯하다.

 

이처럼 저자는 <구운몽>과 김만중을 통해, 우리가 성진도 되고 양소유도 되고 서포도 될 수 있는 ‘몽중몽인’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려준다. 여기에 산과 들에서 지저귀는 새소리, 들꽃과 봄빛과 바람, 비가 만들어내는 무지개, 언덕 위의 각양각색의 생명, 죽림 위의 둥근 달, 몸을 스치고 지나는 맑은 바람 소리, 바다를 비추는 노을, 파도 소리와 물결 속에 취해 시를 쏟아내는 시인 가객 김만중의 모습도 적절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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