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사회를 만들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인 독서를 한 가지 방법만 고집할 수 없다. 왜냐하면 책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같지 않는 책을 한 가지 방법으로 읽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부산대학교 도서관장이었고 현재 문헌정보학과 명예교수인 김정근 교수도 ‘독서가 마음의 병을 치유한다’에서 3가지 독서 방법을 제안했다. 유교의 선비들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독서를 했다. 논어, 대학, 중용 등은 선비의 도를 가르치는 책이다. 불교의 불자들도 깨달음을 얻기 위해 부단히 자신을 수양하는 방법으로 불경을 읽고 또 읽는다. 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는 책 가운데 하나가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달라이 라마의 ‘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보인다’ 등이다. 이러한 책은 마음으로 읽어 울림과 감동이 따라야 삶의 길을 배우기 위한 독서의 목적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는 또 지식을 얻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독서를 한다. 특히 자식을 가진 부모님이, 제자를 가진 선생님이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공부를 잘하게 할 속셈으로 청소년들에게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이 독서이다. “수능만점자는 4살부터 독서했대”, “독서 많이 한 학생은 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모의고사를 잘 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를 잘 할 수밖에 없어요”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를 우리는 흔히 듣는다. 이런 독서를 위해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서적이 존재한다. 학교교과서도 여기에 속하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지식이 요구되는 학교 교과서도 여기에 속한다. 필자는 윤내현의 ‘고조선연구’,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이 이 부류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개 독서라면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유형을 주로 연상하다. 하지만 ‘제3의 독서’ 형태가 나타났다. 제1의 독서는 삶의 길을 배우기 위한 독서, 제2의 독서는 지식을 쌓기 위한 독서였지만 제3의 독서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독서다. 우리 사회에선 지난 2000년을 전후해 이 유형이 도입됐다. 제1, 2독서를 ‘지식형 독서’라고 한다면 제3의 독서는 ‘체험형 독서’인 셈이다. 체험형 독서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제3의 독서는 현 시대적 요청에 의한 자연발생적인 독서방법이다. 지금까지처럼 산업과 생산에 함몰된 인간형을 지양하고 정신복지형을 지향하며, 성취와 성공 지향의 인간형을 극복하고 행복한 인간형에 눈을 돌린다. 제3의 독서는 책읽기를 통한 마음치료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마음의 문제를 슬기롭게 처리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고, 치유와 예방을 통해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사회적응력을 키워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한다. 잘 선정된 치유書는 독자에게 동일화-카타르시스-통찰의 연쇄반응을 불러일으켜 독자의 마음을 가볍게 만든다. 현재 독서치료는 공공도서관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울산의 공공도서관이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광역시교육청이 2017년 중요업무의 한 축으로 이런 방법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필자는 이 독서 치료방법이 평생교육에도 적용됐으면 한다. 우리 베이비부머 730만은 체험형 독서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아야 한다. 우린 농경사회에서 태어났고, 산업사회의 역군이었으며, 힘겹게 지식정보화 사회를 거쳐 지금은 인공지능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때문에 고도로 발달된 개인주의 사회에서 요청되는 정신복지 혜택을 받아야 한다. 내 안에 함께 살고 있는 ‘성인아이’가 있다면 충분한 사랑과 위로로 성장시켜야 한다. 큰 이유 없이 화내고 슬퍼지고 우울해지는 ‘성인아이’를 치유해야 행복한 노후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 후 남은 11만 시간, 평생 직장생활 한 시간보다 1.4배나 많은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 철저한 계획으로 체험형 독서를 선택하길 권하다. 자신이 행복하고, 젊은이에게 존경과 찬사를 받으며, 서로 소통하는 집단지성사회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체험형 독서 즉, 치유형 독서를 권하다. 그러면서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아들러의 이런 말을 소개하고 싶다. “누군가가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당신과는 관계없습니다. 내 조언은 이래요. 당신부터 시작하세요. 다른 사람이 협력하든 안 하든 상관하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