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청주 무심천 따라 걷는 4km 꽃길,/청주시/변영희사진 퍼옴

능엄주 2018. 9. 30. 15:20

청주 무심천 따라 걷는 4km 꽃길,맛길

  • 지역 : 충청북도 청주시
  • 조회 : 12491
  • 최종수정일 : 2018.04.06

청주 무심천변에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했다. 해마다 봄이면 청주 무심천에 봄의 삼원색이 피어난다. 풀밭과 버드나무의 연둣빛 신록, 노란 개나리, 흰 벚꽃이 만들어내는 봄의 삼원색은 청주를 남북으로 흐르는 무심천을 따라 이어진다. 그 길을 용화사에서 청남교까지 걷고 추억의 맛, 분식집 순례로 여행을 마무리한다.



옛터전 그대로 향기도 높아!


우연히, 아니다 우연히는 진정 아니다.

나이 더할수록 고향 산천이 못 견디게 그리워서였을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벚꽃이 흐드러진 무심천변 사진앞에서 뚝! 멈추었다.

가슴 속이 짠~ 했다.  나의 눈엔 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  눈물이 핑 돌았다.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에서 제일 규모가 큰 제일교회에서 운영하는 상당 유치원에 다녔다. 당시는 몹시 변두리 외곽이었던 논둑길 산길 목화밭을 지나 청주교대부속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눈시리게 보아온 고향 정경. 그리고 수양버들과 벚꽃 나무가 열지어 선,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한 무심천의 서문교를 건너 청주 여중과 , 우암산 아래 청주여고 6년의 세월은 결코 짧지 않기 때문일까..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나 말고도  얼마나  많겠는가. 저마다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그리운 고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독 고향 그리는 마음이 나에게 더 각별한 이유가 있다. 그 이야기를 어찌 다 풀어놓을 수 있을까. 이제까지 가슴 저미는 사연, 그  편편들이

내 소설이 되고 내 수필이 되어왔으나 미흡하기 이를 데 없다. 성에 찰리가 없지 않은가.


사진 한장에 내 영혼이 사로잡힌 바 되어서 나는 하던 작업을 중단하고 궁리를 거듭하고 있다.

당장 고속버스를 타고 무심천변으로 달려가 보는 것인가.

나의 외할아버지가 계셨던 무심천 둑길 그 너머에 있는 용화사에도 가보고, 여고 시절 아침 저녁 오가던 중앙공원에도 가보는 것인가.

그 누구도 동행하지 말고 단지 나 혼자서 고향의 정취를 만끽하러 훌쩍 떠나볼 것인가.


고향의 정취?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옛터전 그대로 향기도 높을까. 과연 그럴까?

나에게 청주는 사무치게 그리운 곳이면서 또 한 편으로는 지울 수 없는 깊은 한이 서린 곳이 아니던가. 6.25 한국전쟁때문이었다. .

나에게서, 나의 부모님, 언니 오빠, 형제들 모두에게서 웃음을 앗아간 곳. 빛나는 언어와 표정을 빼앗긴 곳. 그래서 더욱 애틋한 내 고향 청주!

내일이라도 나는 가벼이 행장을 꾸려 볼것인가.!


그런데 왜 이처럼 글줄이 빡빡하게 안 풀리지?

세월 그만큼 흘렀으니 잊으라는 암시인가? 시절 인연이 하 험했던  과거지사는 무심천 흐르는 물에 던져버리라는 의미인가.

나는 하던 작업으로 되돌아가 다시 한 번 내 마음을 조율해야 할까보다.

고향이 엄연히 존재하되 고향을 잃은 사람이 나 한 사람 뿐일까?


청주라는 지명, 인터넷에서 발견한 무심천변 사진 한 장에, 울고 웃는 나는 왜 이처럼 마음결이 성난 물결처럼 출렁인단  말인가.

고요하자. , ... 긴 말이 무슨 소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