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강론(67) - 풍산점(風山漸)③ /박완수 / 경원대 한의대 병리학 교수
주역강론(67) - 풍산점(風山漸)③ | ||||||||||||
| ||||||||||||
풍산점(風山漸)괘의 다섯 번째 양효(九五)에 대해서는 “기러기가 마침내 언덕에 나아감과 비슷하니, 부인이 비록 3년이 지나도 아이를 갖지 못하나 마침내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원하는 바(아이가짐)를 얻으리라(鴻漸于陵 婦三歲不孕 終莫之勝 吉 象曰 終莫之勝吉 得所願也)”고 하였습니다.
기러기가 멀리 날아가기 위해서 드디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언덕 위에 날아 올 수 있게 되듯이 멀어진 부부사이 때문에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아내와 남편이 결국에는 화해의 길을 찾게 되어 다시 사랑을 하게 되고 아이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해결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맨 마지막으로 기러기가 멀리 하늘로 날아올라 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 하늘을 날고 있는 기러기의 날개깃이 아름답기까지 한 것은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날아감에 어지럽혀지지 않기 때문입니다(上九 鴻漸于陸(逵) 其羽可用爲儀 吉 象曰 其羽可用爲儀吉 不可亂也).
부부간의 불화를 극복하고 다시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가족은 쉽게 흔들리거나 어지럽게 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러기 모양의 나무조각을 예전부터 혼례식에서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부부(夫婦) 사이를 화해(和解)시키듯 한의학의 치료법 중에도 ‘화해법(和解法)’이 있으며, 대표적인 치료처방으로 ‘소시호탕(小柴胡湯)’이 있습니다.
풍산점(風山漸)괘의 풍(風)을 ‘풍한지사(風寒之邪)’로, 산(山)을 ‘간지(艮止)의 막힘’으로 연상(聯想)한다면 ‘풍체기기(風滯氣機)’로 인한 ‘소양불화(少陽不和)’로 변증 해석될 수 있습니다. 소양불화증은 풍한(風寒)의 사기(邪氣)가 인체에 침범하여 인체 기운의 흐름을 막아 그치게 하면(氣機阻滯) 한열왕래(寒熱往來), 구고(口苦), 인건(咽乾), 목현(目眩), 흉협고만(胸脇苦滿), 묵묵불욕음식(默默不慾飮食) 등의 증세를 나타납니다.
이러한 경우에 소시호탕(小柴胡湯)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소시호탕의 구성약물 중 군약(君藥)인 시호(柴胡)와 신약(臣藥)인 황금(黃芩)은 기기의 울체로 나타나는 표열(表熱)을 풀어주고 보중익기(補中益氣)하는 인삼(人蔘)은 인체의 정기(正氣)를 도와 사기를 제거(扶正祛邪)하도록 하며 반하(半夏), 생강(生薑)은 따듯한 약성으로 이한(裏寒)을 해소하고 화위(和胃)하며 감초(甘草)와 대추는 제약(諸藥)을 순화시킵니다.
출처 :박완수 / 경원대 한의대 병리학 교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