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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강론(67) - 풍산점(風山漸)③ /박완수 / 경원대 한의대 병리학 교수

능엄주 2018. 1. 13. 09:27
주역강론(67) - 풍산점(風山漸)③

       

박완수 contributor@mjmedi.com

 

  
점차로 여자가 결혼하는 것 같으니 이롭고 바르게 함에 좋은 것이라 (漸 女歸 吉利貞).

 

 

풍산점(風山漸)괘의 다섯 번째 양효(九五)에 대해서는 “기러기가 마침내 언덕에 나아감과 비슷하니, 부인이 비록 3년이 지나도 아이를 갖지 못하나 마침내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원하는 바(아이가짐)를 얻으리라(鴻漸于陵 婦三歲不孕 終莫之勝 吉 象曰 終莫之勝吉 得所願也)”고 하였습니다.

 

기러기가 멀리 날아가기 위해서 드디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언덕 위에 날아 올 수 있게 되듯이 멀어진 부부사이 때문에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아내와 남편이 결국에는 화해의 길을 찾게 되어 다시 사랑을 하게 되고 아이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해결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맨 마지막으로 기러기가 멀리 하늘로 날아올라 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 하늘을 날고 있는 기러기의 날개깃이 아름답기까지 한 것은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날아감에 어지럽혀지지 않기 때문입니다(上九 鴻漸于陸(逵) 其羽可用爲儀 吉 象曰 其羽可用爲儀吉 不可亂也).

 

부부간의 불화를 극복하고 다시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가족은 쉽게 흔들리거나 어지럽게 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러기 모양의 나무조각을 예전부터 혼례식에서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부부(夫婦) 사이를 화해(和解)시키듯 한의학의 치료법 중에도 ‘화해법(和解法)’이 있으며, 대표적인 치료처방으로 ‘소시호탕(小柴胡湯)’이 있습니다.

 

풍산점(風山漸)괘의 풍(風)을 ‘풍한지사(風寒之邪)’로, 산(山)을 ‘간지(艮止)의 막힘’으로 연상(聯想)한다면 ‘풍체기기(風滯氣機)’로 인한 ‘소양불화(少陽不和)’로 변증 해석될 수 있습니다.

소양불화증은 풍한(風寒)의 사기(邪氣)가 인체에 침범하여 인체 기운의 흐름을 막아 그치게 하면(氣機阻滯) 한열왕래(寒熱往來), 구고(口苦), 인건(咽乾), 목현(目眩), 흉협고만(胸脇苦滿), 묵묵불욕음식(默默不慾飮食) 등의 증세를 나타납니다.

 

이러한 경우에 소시호탕(小柴胡湯)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소시호탕의 구성약물 중 군약(君藥)인 시호(柴胡)와 신약(臣藥)인 황금(黃芩)은 기기의 울체로 나타나는 표열(表熱)을 풀어주고 보중익기(補中益氣)하는 인삼(人蔘)은 인체의 정기(正氣)를 도와 사기를 제거(扶正祛邪)하도록 하며 반하(半夏), 생강(生薑)은 따듯한 약성으로 이한(裏寒)을 해소하고 화위(和胃)하며 감초(甘草)와 대추는 제약(諸藥)을 순화시킵니다.

 

출처 :박완수 / 경원대 한의대 병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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